다양한 시민운동의 등장과 활성화 > 시민사회운동

본문 바로가기
시민사회운동>지역 시민운동의 역사>민주화이후 평택지역 시민사회운동>다양한 시민운동의 등장과 활성화
■ 다양한 시민운동의 등장과 활성화

본문


1987년 6월 항쟁 이후 10여 년은 한국사회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기간이다. 장기간에 걸친 민주화운동의 성과로 국민의 민주민권의식은 성장했고 자주와 평화의지도 전반적으로 확대됐다. 군부권위주의는 후퇴했고 민주화운동과 가까웠던 세력이 집권하기도 했다. 대중의 요구는 민주화운동으로 단순 환원되지 않는 환경·여성·교통·복지·인권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됐다. 민주화의 이행과 공고화 과정에서 한국사회 운동의 패러다임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민주화 이후 공적영역이 확대되고, 경제문제로 환원될 수 없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갈등전선’이 형성됐다. 물론 여전히 경제적 가치가 중요하고 생산관계를 둘러싼 갈등이 기본적이기는 하지만 탈물질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생산영역 밖에서 일어나는 인간행위와 상호관계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음에도 전국연합은 민족·국가 정향적 운동, 차이를 인정하는 운동이 아닌 동일성과 집단성의 원리에 기초한 대중운동 방식을 고수했다.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개인은 미시적 권리에 대한 강한 의식을 가지고 삶의 질에 대한 욕구가 강해졌으며 개인의 자율과 이니셔티브의 극대화를 원하는 의지가 강화된다. 이 과정에서 근대적 의미의 국가중심·인간중심·남성중심이 아니라 공동체·환경보호·양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다. 이는 갈등지형·개인적 욕구·집단적 행동지형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곧 사회운동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상에도 불구하고 전국연합은 출범이후 변화된 시대적 흐름에 주동적으로 조응하며 자기혁신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 결과 민주화 이행과 공고화 과정에서 전국연합을 비롯한 전통적 민중운동은 과거 반독재민주화전선에서 가졌던 포괄적 지도력을 점차 상실하게 된다(이창언 2007).
이 시기 평택지역에서는 지역시민사회 운동의 과제로 전문성과 대중성을 높이고, 신뢰 속에 분담효과를 통한 실질적 연대, 지역 시민운동의 전통과 역사를 계승한 지역운동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었다. 즉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현장중심의 구체적 운동’이 주요과제로 떠올랐다. 시민운동을 지향하는 NGO도 다양하게 출범했는데 이를 시계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6월 항쟁 이후 송탄지역에서는 송암회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교육문화운동단체인 ‘모임터(현 평택시민아카데미)’가 1988년 8월 1일 창립한다. 모임터는 풍물패 ‘소리울림’을 중심으로 지역 전통에 뿌리를 둔 문화 활동을 전개한다. 경기충청지역 풍물인 웃다리풍물 보급과 ‘풍물축제’, ‘한가위문화제’, ‘한국음악공연’ 등으로 지역문화의 전통 찾기에 주력한 모임터는 그 후 ‘평택시민아카데미’로 개명하면서 교육문화단체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평택시민아카데미는 지역의 건강한 의식을 가진 젊은이들이 미군기지 주둔으로 척박한 지역의 현실을 고민하고 올바른 교육과 시민문화 계몽을 위해 1988년 8월 1일 창립된 시민교육문화단체이다. 창립 초기에는 구성원 대부분이 대학생이어서 학생운동의 연장으로 지역 활동이 이어졌다. 지역과 사회의 현실을 고민하는 학습과 세미나, 다양한 소모임 활동으로 글과 노래와 시패, 전통문화 재 발굴 차원에서 진행되는 풍물패 ‘소리울림’ 활동으로 회원 간의 우의를 다지고 공동체 놀이 개발, 전통문화 축제기획행사인 ‘우리문화 한마당 한가위 공연(1990)’을 기획하고 ‘용산 미군기지 이전반대 연대활동(1991)’에도 참여했다.



| 모임터 문화활동(1992) |



1993년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사회분위기도 급격하게 다원화, 개방화되기 시작하자 시민아카데미 활동도 개방사회의 분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역 과 국토문화 역사기행을 통해 지역 인물 바로세우기‘임진왜란 이순신 원균’행사와 전문가 초청강좌 및 정기적으로 시민과 함께 하는 누리 배움 문화역사기행을 실시했다.
또한 영화관이 없는 지역현실에서 영상운동의 흐름으로 좋은 비디오 보기 운동인‘씨네마드리밍’을 열어 정기 영화 감상회와 시민영화제를 개최했다. 또한 풍물의 전통을 계승하 기 위해서 정기적인 길놀이와‘한가위 민속놀이 큰 잔치’,‘정월대보름굿’등을 발전시켜 나갔다. 시민운동의 기본은 시민의 욕구에서 출발한다는 인식 아래 한글을 모르는 어머니들을 위한‘상록수시민학교’를 개소해 한글 및 산수교실, 어머니 영어교실, 희망 야간학교 등을 운영하며 지역 시민사회교육 활성화에 노력했다. 이러한 활동은 지역 시민에게 평생학습의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한국문해교육협회’와‘전국문해·성인기초교육협의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대표적인 성인문해교육 기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역 문제에 대한 공동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시민단체와 회지를 교류하고 접촉하는 등 다양한 연대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대표적인 것으로 ‘북한동포돕기 평택지 역추진위’,‘6·10 항쟁 10주년 기념사업’,‘송탄관광특구지정철회 시민대책위’,‘우리 땅 미군기지 되찾기 시민대책위’,‘도서관 민간위탁반대시민대책위’활동 등이 있다. 또한 시민운동의 대중성 확보를 위해 후원자 운동을 전개해 현재 100여 명 이상이 시민아카데미의 후원자로 활동함으로써 재정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
1996년 ‘평택환경운동연합준비위원회’가 발기인 대회를 개최하고 창립하면서 본격적인 지역 환경운동 전문단체로 다양한 사업을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초기에는 주로 환경파괴 감시와 평택호 탐사활동 등을 통해 대중성을 확보했다. 또한 포승면 매립장 건설 반대와 안중면 성해리 주민들과 함께 ‘금호환경 폐쇄공동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민들의 환경권 보호에 적극 나섰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절차적 민주화가 진전되고, 지방자치제 실시가 예견된 가운데 정치·경제·교육·문화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중앙중심의 관행을 개혁하고, 지역의 주체성과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지역주민의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자는 취지로 지역사회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각계각층의 합리적 시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지방분권과 자치, 지역문화의 정체성 회복 등의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1997년‘평택사랑시민연합’을 창립했다.
평택사랑시민연합은 지역문제, 특히 시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 활동을 해오다가 1999년‘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로 조직이 개편되면서 현재까지 다양한 시정감시운동을 해오고 있다. 2000년 총선연대 활동·시민 권리 찾기 운동·평택시의회 방청 및 모니터 활동·의정지기 시민학교 등 의정기자단 활동·아파트 공동체 교실·시금고 지정토론회 등 예산감시활동·옛 군청 터 시민공원화운동·통복천 살리기 운동·향토사 기행·테마 기행 등 건전한 지역문화 만들기 운동 등을 통해 시민참여 운동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일종의 지역판 종합적 시민운동단체로 미군기지·에바다·쌍용자동차 문제에도 깊숙이 관여해왔다.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는 창립 이래 주민 참여형 운동, 대안형 운동을 강조하고 있다. 2012년 평택민주단체연대회의(이하 평택연대)와 함께 평택시 예산 운영에 대한 시민의 이해를 높이며 주민참여 예산제도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 ‘시민예산학교’를 개최하기도 했다. 시민예산학교는 평택시 예산운영에 대한 시민의 이해를 높이며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정착과 발전을 위한 것으로‘투명한 평택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전개했다.



|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4대강 답사(2010) |


| 상록수시민학교 졸업식(2012) |


| 평택성폭력상담소 아동·여성 안전을 위한 캠페인(2013) |



1997년 평택에서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문제에 대한 전문상담, 노동조합설립을 지원하는‘평택민주노동자회’가 노동민주화에 기여했다. 평택민주노동자회는 노동자 풍물패 운영, 노동자 문화제 개최, 에바다사태 대책위, 8·15통일문화제 개최 등을 통해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노동자들의 문화를 만들고 노동자들의 인권보호와 조직화를 통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7년 개소한 ‘한국가정법률상담소 평택·안성지부’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법을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무료법률상담을 통해 화해조정·무료대서·소송구조 등의 법률구조상담 사업을 하고 있다. 1998년 부설기관으로‘가정폭력상담소’와 1999년‘성폭력상담소’를 설치해서 양성평등과 부부평등을 통해 민주적이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과 성폭력 예방 운동을 하고 있다.
1998년 9월 ‘평택성폭력상담소’가 문을 열어 성폭력으로 고통 받는 지역여성의 문제해결과 가정폭력 근절에 나서고 있다. 성폭력상담소 개소는 평택 지역에서 여성운동의 본격적인 활동전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가부장제 사회 구조가 지니고 있는 폭력성에 대한 재인식과 현명한 대안제시를 통해 지역 사회의 질적 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가치 있는 도전이었다. 성폭력상담소의 일상적 활동으로는 상담과 의료·법률지원, 성폭력 예방교육 및 성폭력 실태에 대한 연구조사 활동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올바른 성문화 정착과 인식전환을 꾀함으로써 건강하고 자유로운 지역사회와 가정을 만들기를 위한 상담과 교육 연구조사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 평택YWCA 환경캠페인(통복천, 2013) |


| 평택YMCA 창립36주년 감사예배(2013) |



1999년 ‘평택YWCA’가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두고 여성의 권익향상을 위해 소비자 운동·여성문화강좌·여성쉼터 마련 등 다양한 사업으로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평택YWCA는 특히 다양한 여성교육을 통해 여성의 사회참여가 현실화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산간인 교육·간병인 교육·출장요리사·가사 및 아기돌보기 교육·간호사 교육·판매사 교육·특기적성 강사교육 등은 현재 평택YWCA에서 꾸준하게 실시하고 있는 직업교육 프로그램이다.
평택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YMCA의 활동은 활발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YMCA는 지역차원에서 시민성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과 실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풍요한 삶과 성장의 그늘이었던 자원의 수탈에 대한 반성과 성찰에 기초한 생활환경운동전개, 수입개방에 대처해 우리 농산물을 보호하고 농민의 피해를 극소화시키기 위한 우리 농산물 먹기 운동, 소비자·농민단체와 연대하고 생산자·소비자 간 직거래 운동을 포함하는 생활협동조합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 유해환경 추방을 위한 운동, 지방자치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의정감시운동 등으로도 알 수 있듯이 지역주민의 생활에 근거한 운동에 많은 역량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의 미래상 만들기와 시민참여의 영역별 지표 만들기 운동과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운동을 전개해 읍면동 등 생활현장에서 풀뿌리조직과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주민참여운동도 전개하고 있다(이창언, 2009:7-12).
2001년 소비자운동 전문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 평택지부가 개설돼 본격적인 소비자운동의 발전에 기여하며 소비자 상담실 운영·소비자 교육·언론을 통한 소비자 상담교육에 주력하는 등 지역사회에 소비자운동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1년 8월말 현재 평택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정부기구 단체 현황은 다음과 같다.



| 평택녹색소비자연대 소비자교육(2013) |



[평택지역 시민사회운동 현황]


환경 평택환경운동연합준비위원회, 평택그린훼밀리운동연합, 자연보호운동협의회
사회교육·문화 평택시민아카데미
시정감시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여성 한국가정법률상담소평택·안성지부, 평택성폭력상담소
소비자 평택YWCA, 녹색소비자연대
농업 평택농민회
청소년 평택YMCA, 평택흥사단, 청소년과 사람사랑 평택지회
청년 평택새물결청년회, 청년21
노동 평택민주노동자회
자원봉사 평택시민단체협의회


한국사회는 물론 평택지역도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민중운동이 상대적으로 퇴조한 반면 시민운동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한국의 시민운동은 한국사회를 개혁하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왔다. 그러나 학계 일각에서는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시민운동의 새로움이 신사회 운동처럼 오래된 운동과 새로운 운동의 분화라기보다는 급진적 운동과 온 건한 운동의 분화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민중운동과 시민운동의 구분점이 비단 급진적이냐 급진적이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반권위주의적·반관료주의 적·반성장주의적·해방적 풀뿌리 민주주의 이념에 있다(정태석, 2005: 264-6)’고 할 때 한국의 시민운동은 새로움에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비판을 넘어선 대안제시,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건설을 위한 다양한 세력과 자원이 협력하기 위한 기술과 노력이 제고돼야 한다는 성찰적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