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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담그는 간장은 대개 음력 1월 중 말날馬日에 만든다. 간장은 가을에 만든 메주로 담그는데, 보통 메주 다섯 덩이에 소금 10대접, 물 2양동이 반이 들어간다. 간장을 만든 뒤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숯을 넣고 고소한 맛과 단맛을 내기 위해 통깨와 대추, 빛깔을 좋게 하기 위해 고추, 잡귀의 범접을 막기 위해 옻나무 등을 띄운다. 간장에 눈雪을 맞히면 간장 맛이 달다고 해서 눈이 올 때 간장 뚜껑을 열어두기도 했다.
매년 10월경 메주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콩을 수확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콩은 4, 5월경에 심어 9, 10월경에 턴다. 그렇게 수확한 콩을 가마솥에 넣고 장시간 삶는 것을 ‘메주 쑨다’고 한다. 완전히 삶은 콩은 절구로 옮긴 뒤 절구 공이로 찧는다. 반죽된 콩들은 절구 밖으로 꺼내 네모난 형태로 메주 덩어리를 만든다. 갓 만들어진 메주는 짚으로 묶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매달아 말린다. 어느 정도 말린 메주들은 겨우내 창고나 방 등 따듯한 곳에 짚을 깔고 재워둔다.
봄이 되어 날이 풀리면 말날馬日에 메주 겉에 붙은 곰팡이들을 소금물로 깨끗이 씻어 손질한 다음 햇빛에 말린다. 아무 날에나 장을 담그지 않고 말날에 하는 것은 이 날 장을 담가야 맛이 좋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메주들을 장독에 차곡차곡 쌓고 그 위에로 간수(소금물의 윗부분에 있는 물)를 찰랑찰랑해 질 때까지 붓는다. 소금물 농도를 맞출 때는 계란이 물에 뜰 정도까지 했다.
소금물의 양은 정월에는 보통 물 한 말에 소금 넉 되 분량, 삼월에는 소금을 다섯 되 정도 넣는다. 날이 따뜻해질수록 소금 양이 더 늘어난다. 간수를 채운 장독에는 고추 5개, 대추 5개, 숯 5개 등을 넣고 뚜껑을 덮는다.
사흘이 지나면 장독 뚜껑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한다. 장독의 뚜껑을 수시로 열어두는 것은 메주가 익으라는 의미로, 공기 중에 떠다니는 효모가 메주와 결합해 발효를 돕는다.
한 달에서 40일 정도 지나 장독 안을 보면 간수가 까맣게 우러나 있다. 메주는 꺼내 주물러 으깨고 소금을 조금 더 넣어 다른 항아리에 옮겨 담는데, 이것이 곰삭으면 된장이 된다. 장독 안에 우러난 소금물은 솥에 부어 시간 간격을 두고 불을 때 몇 번을 끓여낸다. 평균 대여섯 시간 정도에 걸쳐 세 번 정도 끓인다. 그 해에 담근 간장은 햇간장, 해를 묵은 것은 진간장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