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링크
본문
아기를 출산하면 삼칠일(21일)까지는 대문에 금줄을 쳐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산신상産神床 위에 흰 쌀밥 세 그릇과 미역국 세 그릇을 산모가 있는 방 윗목에 놓아 순산에 감사하고 아기가 무탈하기를 기원했다. 산모에게는 고기를 넣지 않은 미역국과 흰 쌀밥을 첫국밥으로 먹게 했다.
삼칠일이 지나면 집 앞에 친 금줄을 치우며 평상시 생활로 돌아간다. 삼칠일 축하 음식은 흰밥·미역국·백설기다. 백설기는 흰 쌀을 곱게 갈아 가루로 빻은 뒤 물을 내려 찐 떡이다.
아기 돌이나 백일 때는 음식 마련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미역국을 끓이고, 팥단지(수수떡)·흩무리(백설기)·인절미 등 세 가지 떡을 했다. 돌떡은 백 명에게 먹이면 아이에게 좋다고 해서 이웃사람들끼리 나누어 먹고 장에 가서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백일에는 흰밥·미역국·백설기·붉은 팥고물을 묻힌 차수수 경단을 먹는다. 백설기는 신성함을 의미하고, 붉은 팥고물을 묻힌 차수수 경단은 액을 피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오색五色의 송편은 오행五行과 오덕五德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염원하는 것이다.
첫돌에는 돌상을 차려놓고 돌잡이를 한다. 돌을 축하하는 음식 중 미나리는 자르지 않고 긴 채로 나물을 했다. 아이가 미나리처럼 사철 푸르고 수명이 길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돌상은 백설기·차수수 경단·오색 송편·붉은 실로 맨 생미나리·희고 굵은 무명 타래실·책과 붓·돈·활(남자 아이일 경우) 등을 놓는다. 상 앞에 방석을 조금 높이 쌓아놓고 아기를 앉혀 마음대로 만지고 놀게 한다. 아이가 실을 먼저 집으면 명이 길고, 책을 먼저 집으면 학문을 잘하며, 돈을 먼저 집으면 부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혼례 의례 중 납폐일納幣日이 되면 신랑·신부 집에서 봉치떡을 만들었다. 봉치떡은 찹쌀가루에 팥고물을 얹어 두 켜의 떡을 앉히고 윗 켜 복판에 대추와 밤을 얹어 찐 떡이다. 신랑 집에서는 납폐함을 시루 위에 얹었다 보내고 신부 집에서는 시루떡을 쪄서 준비하고 있다가 함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붉은 색의 보를 깐 상을 북향에 펴고 떡시루를 얹은 뒤 신랑 일행을 기다린다. 함이 오면 함을 받아 시루 위에 놓고 북향北向 재배再拜 한 다음 함을 연다. 이때 떡을 두 켜로 하는 것은 신랑과 신부를 의미하고 팥은 잡귀를 쫓기 위해, 대추와 밤은 다산多産을 기원하는 의미이다.
혼례 당일 신부 집에서는 대문에 소나무와 대나무를 세우고 방 또는 대청이나 안마당에 탁자를 놓아 대례상大禮床을 차린다. 다례상에는 대추 한 접시·술 주전자·잔반·합근배 등을 올려놓고 상 양쪽에 암탉과 수탉을 각각 청홍 보자기에 싸둔다.
혼례를 치른 뒤 신부는 신랑 집으로 신행新行을 가는데 이때 신랑 집에서는 큰상을 준비한다. 큰상은 강정·다식·약과·오춘당·편육·포·편·각종 과일 등을 원통형으로 높이 고여 색을 맞춰 2, 3줄로 배열한다. 이 음식은 그 자리에서 먹는 것이 아니고 바라본다는 뜻에서 망상望床이라 했다. 의식이 끝나면 헐어서 그릇에 담아 친지와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
상喪이 나면 자식들은 망자의 입에 버드나무로 깎은 숟가락으로 쌀을 세 번 떠 넣어 이승에서의 마지막 음식을 드린다. 또 저승까지 망자를 모시고 갈 사자使者를 위해 세 가지로 해서 사자상을 차린다. 사자상 위에는 사자밥·옆전·짚신 꾸러미 등을 올린다. 지역에 따라 사자상 위에 소금을 올려두기도 하는데 이는 저승으로 더디게 가라는 의미다.
제사상 진설은 마을과 가문에 따라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신위神位 가장 앞 쪽에는 술잔·밥·국·밥, 두 번째 줄에는 면 요리·어물·떡·적이 오르고, 세 번째 줄에는 포·간장·생채 김치, 네 번째 줄에는 여러 가지 과일이 오른다. ‘어동육서魚東肉西-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 ‘동두서미東頭西尾-생선과 채소는 머리가 동쪽, 꼬리가 서쪽’, ‘좌포우해左脯右醢-신위를 향하여 왼쪽에 포脯’, 오른쪽에 식혜를 놓는다.
제사 밥은 쌀로 짓되 신위마다 한 그릇씩 담고 뚜껑을 덮어 둔다. 팥은 귀신을 쫓는다고 믿기 때문에 제사상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국 역시 신위神位마다 한 그릇씩 담고 뚜껑을 덮 는다. 쇠고기와 잘게 썬 무를 함께 넣되 맵거나 짜게 간을 하지 않는다.
(최자운_세명대학교 교수)
[참고문헌]
이두현 外, 『한국민속학 개설』, 일조각, 2004.
장철수, 『한국민속학의 체계적 접근』, 민속원, 2009.
『평택민속지』 상·하, 평택문화원, 2009.
최인학, 『한국민속학 새로 읽기』, 민속원, 2008.
김선풍 외, 『우리 민속학의이해』, 월인, 2002.
박환영, 『한국민속학의 새로운 지평』, 역락,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