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개혁과 평택지역 > 역사

| 홍범 14조 |

동학농민군의 봉기를 계기로 일본은 대규모의 병력을 앞세워 조선정부를 위협해 내정개혁을 강요했다. 조선정부는 스스로 내정개혁을 위해 설치한 교정청校正廳 에서 이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본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일본은 군대를 동원해 1894년 6월 23 일에 경복궁을 점령하고 민씨 정권을 축출했다. 그리고 흥선대원군을 앞세워 김홍집을 수반으로 하는 친일개화 파 정부를 구성해 갑오개혁을 추진하도록 했다.

입법권을 가진 초정부적 기관으로서 군국기무처를 새로 신설하고 시작된 갑오개혁은 우 선 정치적인 면에서 전제군주제를 약화시키는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내각제도가 수립돼 중앙정부의 실권이 어느 정도 내각으로 넘어갔으며, 홍범14조가 제정돼 왕실 사무와 국정 사무를 분리시켰다. 국가의 재정을 탁지아문에 일원화시켜 왕실이나 기타 기관이 수세收稅 하지 못하게 했다.

또 정치적인 면에서 관리임용법을 획기적으로 개혁했다. 과거제를 폐지하고 국한문· 산술·내외정세 등을 과목으로 하는 시험으로 인재를 뽑았다. 각 지방의 인재를 추천하는 향공법鄕貢法도 실시해 과거제의 폐단을 시정하려 했다. 문무관의 전형도 종래 내무아문과 군무아문에 맡기지 않고 정부고관들이 합의해 천거하기로 했다.

입법권을 가진 회의 기구인 군국기무처는 김홍집을 총재관으로 해서 박정양·김윤식· 민영달·김가진·유길준 등 17명의 회의원을 중심으로 모든 개혁안을 의결했다. 1894년 7 월에 설치된 군국기무처는 약 5개월 동안 존속하면서 정치 경제·사회 각 방면에 걸친 광범위한 개혁을 단행했다.
화폐제도를 은본위제로 하고 새 화폐를 유통시킨 점, 지세의 금납제를 제도화한 점, 그리고 도량형을 통일한 점이다. 갑오개혁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사회적인 개혁이었다. 문벌과 양반·상놈의 계급제 타파, 과거제 폐지, 과부의 재가허용, 연좌법 폐지, 조혼금지 등 사회적인 폐습을 거의 망라한 개혁적 정책이었다.

군국기무처는 중앙관제 및 인사제도의 개혁이 어느 정도 진행되자 1895년 5월 25일 칙령 제98호 ‘지방제도 개정에 관한 건’을 공포해 지방제도를 개혁했다. 8도의 감영監營과 안무영按舞營 및 개성·강화·광주·춘천 등지의 유수부留守府가 폐지되고 동시에 부·목·군·현 등 대소의 행정구역도 폐지돼 모두 일률적으로 군이 됐다.
전국을 23부로 개편하고 그 밑에 337군을 두었다. 부에는 관찰사를, 군에는 군수를 두어 행정사무를 총괄하게 하고 군수는 관찰사에게, 관찰사는 내부대신內部大臣의 지휘감독을 받도록 했다.

지방관의 관제도 공포돼 각 부에는 관찰사 1명, 참서관·경무관 각 1명, 군에는 군수 1명을 두었다. 군수는 관찰사의 지휘 감독을 받아 관내의 법률 명령을 집행하고 관내의 행정사무를 관장하게 했다.

| 8도에서 23부로 바뀐 행정지도 |

지방관제 개혁으로 모든 지방관이 계층제가 되어 직무상 중앙정부의 지휘 감독을 받고 신분상으로는 중앙에 예속됐다. 또한 지방의 군사권과 재판권 및 경찰권을 관할기관에서 분리해 관장하게 함으로써 지방행정 체계를 정비했다. 지방제도 개혁은 단순한 지방행정 구역 개편이었다기보다는 지방관의 봉건적 절대권력을 근본적으로 폐기해 지방관의 횡포와 부패를 막고 지방행정 체제를 중앙에 예속시키는 것이었다.

이 시기에 평택은 진위현과 평택현이 진위군과 평택군으로 바뀌어 공주부의 관할로 됐다. 그러나 23부제에 불리한 점이 많아 시행한 지 불과 1년 2개월 만에 폐지되고, 1896년 8월 4일 칙령 제36호 ‘지방제도 관계 봉급경비 개정의 건’을 공포해 13도제가 시행됐다. 13도제는 종래의 8도제를 바탕으로 경기·강원· 황해를 제외한 5도를 남북의 2개도로 분할한 것으로, 오늘날의 지방행정구역 체제의 기반 이 확립됐다. 1896년 13도제가 실시되면서 진위군은 경기도에, 평택군은 충청남도에 각각 속했다. 당시 337개군의 군수의 봉급을 5등급으로 차등을 두어 군 자체의 격이 5등급으로 나뉘었는데 진위군은 4등급에 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