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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이후 평택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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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과 함께 자본주의체제에 편입된 조선에 일본을 비롯한 열강의 상업 자본이 침투해 오기 시작했다. 더구나 상업을 통제하려던 정부의 힘이 약해지면서 상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역설적으로는 무방비 상태로 서구 자본에 노출돼 한반도의 부가 유출됐고 백성들이 자본에 종속되는 결과도 가져왔다. 1905년 경부선철도 개설과 1920년대 국도 1호선 신설은 평택지역의 상업 및 유통 흐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신설된 철도를 기반으로 평택은 경기남부와 충청 북부 미곡의 집산·이출지 역할을 하면서 상업 또한 발전했다. 국내 자본으로 세워진 최초의 근대 물류·금융기관인 한성공동창고 지점이 1907년 평택역에 세워졌고, 1912년부터는 조선상업은행으로 통합돼 식민지 시대 내내 자리를 지켰다. 1910년대 중반에는 곡물이 출회사의 지점들이 이미 평택에 들어와 있었고, 일본인 도·소매상들도 대거 포진해 평택은 일본인 중심의 상업 중심지 중 하나가 됐다. 1920년경에는 미곡동업조합을 미곡상조합으로 개편하고, 미곡이출을 위한 미두검사소까지 설치돼 매해 미곡 이출량이 2만여 톤에 달하게 됐다.41)



| 1910년대 평택장 |



식민지가 된 조선에서도 5일장을 비롯해 보부상과 행상을 중심으로 한 상업 활동은 여전히 존재했지만 조선시대까지 진위현의 중심지였던 진위면 봉남리 일대가 쇠퇴하고 철도와 신작로가 신설된 지금의 서정리역 일대가 발전하기 시작했다. 진위군청 역시 1914년 행정구역 개편과 더불어 평택역이 위치한 병남면으로 이전하고 1938년 평택군청으로 개칭됐다. 따라서 봉남리에 서던 진위 읍내장의 역할이 점차 축소되고 서정리 일대나 새롭게 이전한 군청 근처에 장이 들어섰다. 소사장도 평택역 주변으로 옮겨져 새로운 평택장으로 신설되면서 오늘날 상설시장의 토대가 됐다. 해방 이후 이농과 농촌경제가 축소되면서 전통시대 생활필수품 유통의 중심이자 사교의 장으로 정보소통의 통로 역할을 하기도 했던 장시의 기능도 자연히 크게 위축됐다. 1975년 전국 농촌지역에서 열리던 정기 시장은 1,047개소로 감소한 반면 도심지는 상설 도·소매시장이 점차 증가해 공설 및 사설 상설시장은 786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62개소에 달했다.
평택에는 통복·서정·안중·송북·안정·송탄국제중앙시장 등의 상설전통시장이 아직 남아있다. 5일 간격으로 열리는 정기시장에서는 일용잡화, 농·수·축산물, 가공식품, 의 류 등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전통시장은 주거지와의 인접성, 지역주민과의 친근감, 농산물의 경우 생산자와 소비자간에 직거래가 이루어지는 등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시장 내 시설 노후화, 시장주변 무질서, 주차시설 미비, 경기침체, 대형할인마트 출현 등으로 인해 점차 침체되는 추세다. 평택시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소규모 점포시설 개선자금을 지원하거나 전통시장 재개발, 재건축 사업자금 지원과 각 시장별 아케이드, 화장실 개보수, 이벤트 광장 및 고객센터 등 편의시설 설치 지원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통시장들 중 통복시장은 철도부설과 함께 들어섰던 구 평택장(현 원평동지역)이 한국전쟁 이후 통복동 일대로 이전해 생겼다. 서정동 서정리역 주변 서정리시장은 1905년 서정리역 개통이후 개장해 1950년대에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60년대에는 외부에서 유입된 인구에 의해 시장 규모가 커졌다. 안중시장은 현덕면 황산리에 있던 안중장이 이전해 개설된 장터로 서부 5개 면의 상업 중심지 역할을 맡아 왔다.
1952년 K-55 미공군기지 창설 이후 인근지역에 유입된 인구가 송북시장과 송탄국제중앙시장을 형성했다. 송북시장은 송북동 송탄시외버스터미널 부근에 위치해 새벽에 거래가 이뤄져 아침시장이라고 불렸고, 신장2동의 송탄국제중앙시장은 저녁시장이라 불리기도 했다. 특히 송탄국제중앙시장은 특성화시장육성사업으로 나이트마켓, 창업교육, 관광상품과 연계한 프로젝트 등을 운영하여 시장고유의 역할 뿐만 아니라 관광객 유치로 지역의 명소화에 한 몫하고 있다. 나이트마켓은 매주 토요일 국제야시장 프로젝트 이색적인 음식과 신기한 물품을 판매한다.
팽성읍 안정장 역시 인근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업지역에 개설된 전통시장이다. 6개 시장 중 송탄국제중앙시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상설점포 주변에 5일장이 함 께 열려 두 가지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 통복시장 |


| 서정리시장 |


| 안중시장 |


| 송북시장 |


| 송탄국제중앙시장 |


| 안정리시장 |



주석

41) 평택항개항20년사 pp.228〜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