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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화촌文化村

한빛선경경남아파트 주변에 있던 마을을 피란민촌 또는 문화촌이라고 한다. 한국전쟁 뒤 평택지역에 황해도·평안도 일대의 피란민들이 몰려들어 많은 곳에 난민정착촌이 건설됐다. 문화촌은 전쟁 피란민과 근처의 빈농들 그리고 1960년대 전라도 일대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모여들어 마을을 일궜다.

피란민촌은 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외집메’ 또는 ‘세집뫼’라고 불렀다. 나지막한 구릉사이에 초가 두세 집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피란민촌에 정착한 사람들은 서부지역과는 달리 고향이 모두 달랐다. 피란민촌은 선경·경남아파트 주변의 피란민촌, 동일공고 뒤쪽의 전라도촌, 경남아너스빌아파트 앞에 있었던 당재로 나뉘어졌다. 피란민촌의 주산업은 농업이었다. 농사라고는 하지만 마을 주변은 논농사가 불가능한 황무지뿐이어서 밭에 채소와 고구마를 심거나 배 농사를 지었다. 고구마 농사는 토박한 농토를 가진 피란민들에게 안정적인 수확을 보장하는 상품작물이었다. 수확한 고구마를 도매상인들에게 팔기도 했지만 직접 함지박에 이고 통복시장이나 멀리 서정리장까지 걸어가서 팔고 오기도 했다. 배 농사는 배다리방죽 근처 배 밭에서 날품팔이를 하다가 재배기술을 배워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돈사豚舍를 지어 돼지사육을 하던 주민도 있었다. 돼지사육은 많은 수익을 보장했지만 지독한 냄새와 파리·모기떼를 몰고 와 주민들을 힘들게 했다. 문화촌 일대가 택지개발된 것은 1990년대 중반이다. 1997년 한빛선경경남아파트가 들어섰고 상가와 다세대주택이 지어졌다. 동성한아름 아파트와 소사벌초등학교 일대도 전라도촌과 경작지가 있던 곳이다. 마을은 사라졌지만 주민들 대부분은 옛 마을 주변에 대토를 받아 건물을 짓고 이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