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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농업노동요
노동요는 일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로 민요 중 가장 많다. 노동요는 일의 종류에 따라 농업노동요와 어업노동요, 벌채노동요, 길쌈노동요, 제분노동요, 잡역노동요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현재까지 평택에서 채집된 노동요는 농업노동요가 대부분이다.
농업노동요는 흔히 ‘농요’라고 줄여 부르는데, 작업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통일된 동작을 창출하고 오랫동안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하는 일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표현하는 소리이다. 농요는 거의 공동체적인 목적의식을 가지고 만들어졌으며 특히 선창자先唱者의 역할과 기능에 따라 많은 변화가 나타난다.
농요는 모냄소리·논맴소리·거둠소리·소모는 소리·김매기 소리·타작 소리·나비질 소리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그 소리마다 각기 독특한 선율과 사설을 보이고 있다. 그 내
용은 풍년 기원·신세타령·가정 안녕 기원·정요情謠 등이다.
● 두레놀이
평택은 대부분의 지형이 구릉지나 평야이기 때문에 밭농사보다 논농사의 비중이 컸고 힘든 농사일을 흥으로 이어나가는 두레가 매우 발달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마을에 두레가 있었다. 두레는 주로 모내기와 김매기에 필요한 노동력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행해졌으며, 농사의 풍요와 관련이 있는 각종 제의와 민속놀이 등 에도 쓰였다. 이렇게 성행하던 두레는 산업화가 시작된 1960년대에 농기계의 발달과 제초제 등의 사용으로 사람의 힘으로 이뤄지던 농작업들이 대부분 농기계와 농약으로 대치되고 노동력 부족으로 경제적 효율성을 선택하면서부터 급속하게 사라져갔다.
사라졌던 평택지역의 두레가 다시 발굴·복원된 것은 1980년 최은창을 중심으로 한 평택농악이 새롭게 결성되고 ‘제1회 평택군 소사벌백중놀이’가 시작되면서부터이다. 평택농
악을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받기 위한 두레농악 발굴 작업에 필수적이었던 두레굿 복원이 이루어졌다.
| 제5회 소사벌백중놀이 당시 평택두레놀이 복원 시연 |
평택지역의 두레굿은 대부분 김을 매는 애벌매기에서 세벌김매기가 끝나는 날까지 행해졌다. 두레풍물은 마을에서 출발해 논으로 향할 때, 논에서 논으로 이동할 때, 하루 일을 끝내고 마을로 돌아올 때 쳤다. 김을 매는 동안에는 북 반주와 함께 모심는 소리와 논매기 소리를 했다. 세벌매기가 끝날 즈음인 백중날은 한 해 농사일이 일단락되는 날이라 이날 백중놀이 또는 호미씻이라고 해 농악을 치며 신명나게 놀면서 다음 농사일을 위한 재충전을 했다.
평택농악보존회에서 발굴, 복원한 평택두레놀이는 경기도민속예술경연대회에 평택시 대표로 출전해 경연을 했으며, 평택시와 평택문화원의 지원으로 포승면 이민조를 중심으로 2006년부터 다시 활동을 시작해 2007년 제16회 경기도민속예술축제에 출전해 우수상을 수상했다.27) 평택농악 단원으로 활동했던 이민조는 어려서부터 집안 어른인 이택서·이민상·이요헌 등으로부터 회심곡·지경다지는 소리·상여소리·회다지소리 등을 듣고 따라 부르면서 배웠으며, 웃다리 평택농악의 명인인 이원보·최은창·이돌천에게서 농악을 전수받았다.
| 제16회 경기도민속예술축제 평택 포승두레소리 출연 단원들 |
● 두레놀이 사설
두레놀이의 사설은 놀이를 하는 순서에 따라 정리할 수 있다.
•논매는 소리(초벌매기: 얼카덩어리)
•비단타령
•논매는 소리(두벌매기: 어화슬슬 대허리야)
•새참(지게놀이: 상여소리)
•논매는 소리(만물매기)
• 모심기 소리
평택의 모심기 소리는 매기고 받는 형식에 가까운 것과 교창된 것 등이 있다. 복창한 것도 있으나 종류로는 하나 류에 속하는 교창 형에 가깝다.
• ‘여기도 하나 저기도 하나’, ‘여기도 심었네 저기도 심었네’ 매기고 받는 형
평택의 모심기 소리는 일반적으로 경기남부에서 나타나는 모심기소리인데 선·후소리로 구분되고 있다. 선소리는 사설이 변화하는데 비해 받는 소리는 같은 사설로 받는다. ‘여기도 하나 저기도 하나’의 사설은 송탄·안성·용인·평택·화성 등지에서 공통적으로 부르는 가장 보편화된 모심기 소리다.
• ‘여기도 하나’의 교창 형
모심기 매고 받는 형식인 ‘저기도 하나’ 형의 매김구를 연상시키는 가사로 매절이 3분박4박 2마디씩에 가창됐지만, 받음구가 보이지 않는다. ‘괭이를 들구서 밟어라’에서와
같이 노랫말에 괭이가 등장한 것은, 예전에는 모를 심으려면 소로 쓰레질을 하였기에 뒤쫓아 다니면서 괭이로 두드리며 거친 논바닥을 평평하게 고르기 때문이다.
대개 모심기 소리는 두 가지로 나타나는데 농지가 넓은 곳이면 많은 사람이 작업을 하기 때문에 선·후소리가 있으나, 논이 넓지 않으면 한 사람씩 돌려가며 소리를 하는 경
우가 대부분이다. 고덕면 당현리 당밑마을의 경우에도 농지가 넓지 않아서 단순한 노랫 가락조의 모심기 소리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28)
• 수+나열형
청북면 현곡리 출신인 박용무 창이다. 줄모의 줄을 넘기면서 같은 소리를 한다. 혼자말하듯 읊조리는데 수를 셋까지 세고 대석자리·양석자리·삼배출자리를 가사 내용으로 삼는다.
• 기타
평택시의 모심는 소리는 “∼하나”류 중에서도 ‘저기도 하나’형이 일반적이며 함께 소리하는 사람들의 여건에 따라 매기고 받는 형식, 또는 교창식으로 가창된다. 복창한 예도 있는데 ‘저기도 하나’ 형은 매절이 3분박 4박 2장단씩에 배정된다. 도선법 계통이 미선법보다 더 우세하며 기음종지가 많다.
• 논맴 소리
평택시의 논맴소리로는 상사 류, 올러를 가세, 방게흥게가 논다, 단허리 류, 얼카뎅이 류, 몸돌 류, 짜른방아 류, 논맴양산도 등이 있다.
서탄면 금암2리에서는 회다질 때 ‘우야훨훨’은 안 부르고 대신 “위양 호호이”로 끝맺었는데, 이것은 위야훨훨의 영향으로 보이며 우후야 소리가 그 흔적만 약간 있는 지대로 보인다.
| 평택민요 중 농요 논맴소리 공연 |
• 상사 류
받음구는 ‘얼럴럴’형이 다수이지만 ‘에이여라’ 등도 보인다. 짜른상사 류는 매기고 받는 것이 3분박 4박 1마디씩임이 표준형이다. 논맴소리 최원보 창의 매김구에 “곰뱅이 물구 잠뱅이 입구”, “꼬추 상투를 가드락 대며”, “두루두루 파넹겨라”는 입에 담뱃대를 물고 호미로 논김을 매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 올러를 가세
논맴소리는 최은창 창인데 잦게 매면서 불렀다고 한다. 받음구의 예는 “오하 올러를 가세” 또는 “오하 어얼러 가세”이다. 얼러가세 류는 호미로 매는 아이매기소리이며 느린 속도로 가창된다.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 방면이 그 중심이며, 천안주변과 남부 경기도의 평택시, 안성시 등 인접한 곳에서 발견된다.
• 방게흥게가 논다
방게소리는 전라북도 지역의 대표적인 논맴소리인데, 방게류가 남부경기도로 전파돼 변형된 것이 평택의 ‘안팡게’ 형이다. 안팡게는 받음구 처음을 ‘어기야 자자’ 계통으로 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안팡게는 주로 포승읍과 현덕면에서 수집됐는데 현덕면 인광1리 논맴소리는 논뜯으면서 불렀다고 한다. 매김구를 보면 “시월아-아으 가기는, 잘두마한 가는데-헤, 요내맘, 늙은 것, 이, <서런>두 하다”와 “오늘∼은 여기서- 종일토록 매∼고 내일∼은 어데로 갈∼까”와 같다.
• 단허리 류
단허리 또는 대허리 류는 충북 충주시와 그 주변지역 중심으로 있으며, 경기도에서는 동남부 방면인 여주·이천·안성·양평·용인시와 평택시 및 화성시 양감면·장안면에
서 발견된다.
단허리(대허리)란 논지심을 매기 위해 허리를 굽힌 김에 단숨에 해치우자고 일을 독려하는 뜻으로 풀이되며 일반적으로 손으로 훔칠 때 많이 불린다. 논맴소리의 가창자인 최
원보도 단허리의 의미를 ‘일어나지 말고 단숨에 나가자는 뜻’으로 풀이했다.
평택의 단허리 류의 받음구는 진위면 봉남리가 ‘대허리’형 논맴소리인 것을 제외하면 모두 단허리 형이며 “어하슬슬 단허리야”로 일관된다.
• 얼카뎅이 류
얼카덩어리 류는 서부 충남지방이 본고장으로 경기도에서는 화성시·평택시·안성시·용인시·수원시·안산시·시흥시 수암면 등 한강 이남의 일부 지역에 잦은소리 형
태로 ‘얼카덩어리’, ‘얼카덩어리 잘넘어간다’, ‘어하 뎅이야’ 등이 전해지고 있다.
평택의 경우 받음구는 ‘얼카덩어리’가 일반형이며 매기고 받는 것이 각각 3분박 4박 1마디씩이다. 논을 다 매갈 무렵에 잦은 속도로 매김구 4∼8자씩을 가창하기 때문에 노랫말이 촘촘히 엮어진다. 진위면 봉남리의 정정덕은 대허리에서도 매김구로 ‘대허리 단참에’란 어휘를 사용했다.
• 몸돌 류
몸돌 류는 논을 다 매갈 무렵에 몸을 돌려 모여들며 에워싸는 소리로 김포시·고양시·안양시·화성시 일대의 서부 경기도가 본고장인데 인근의 인천시, 서남부 파주시·연천군·평택시·광주시·과천시·구리시·안산시·서울시 강서구·천안시 입장면 등지에서도 발견된다.
평택시에서는 논을 다 맬 무렵, 얼카덩어리 끝에 몸돌 류를 부르는데 화성시와 인접한 포승읍 홍원리 논맴소리, 진위면 봉남리 논맴소리와 청북면 어소리에서 발견됐다. 몸돌 류는 매김구가 있는 형(매김구형)과 매김구가 없는 형(무매김구형), 출현 어휘에 따라 ‘몬돌’, ‘몸들’, ‘몬둘’, ‘먼돌’, ‘먼들’형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평택은 무매김구형에 속한다.
• 짜른방아 류
방아소리를 긴방아, 느린방아, 중거리 방아, 짜른방아로 분류하고 긴방아를 받음구가 입말로 엮어지는 긴 소리 형에 제한한다면, 평택에서 수집되는 방아소리는 짜른방아에 해당한다.
• 논맴양산도
‘양산도’라는 곡명을 가지고 논을 매면서 부른다. 화순형 논맴양산도는 화순군을 중심으로 한강 이남의 서부지역에서 발견되는 논맴소리다. 논맴소리는 송탄에서 출생해 팽성읍 합정리로 이주한 최원보(1903년생) 창이다. 반복구는 “에헤-- 에헤야, 에에 헤잉 어-기나, 어기나 양산도-야”로 비고정장단곡에 속한다.
• 김매기 소리
김매기 소리의 경우 초벌·두벌·세벌의 경우가 각기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초벌 때는 ‘어허라 굼실 단허리야’로, 두벌매기는 ‘얼럴럴 상사디야’로, 세벌매기는 ‘삼호장’이라고 하는 길게 소리를 끄는 ‘방개타령’을 주로 불렀다고 한다.
• 단허리 류
서정동 갈평마을에서 채록한 것이다. 갈평마을에서 김을 맬 때 ‘단허리야’를 많이 불렀으며, 김을 거의 다 매고 작업을 마무리 할 때는 잦은 단허리로 몰아서 작업을 끝마쳤다고 한다. 대개 초벌이나 두벌을 맬 때는 단허리를 부르고, 세벌 때는 삼호장이라고 해 늦은 소리로 하는데 방개타령이라고도 부른다.
• 상사 류
상사디야 소리는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보편화된 소리다. 선창자가 한 구절을 매기면 많은 사람들이 후렴을 받으며 부르는 소리이다.
| 평택민요 농요 공연 |
② 어업 노동요
평택의 어업 노동요는 아산만 주변서해 포구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경기도당굿을 대표하는 지영희의 고향인 포승읍 만호리 일대가 그 중심 영역이다. 포승읍 만호리는 평택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포구로 충남 당진군과 아산만을 끼고 마주보는 위치에 있다. 해방 이전까지만 해도 숭어가 많이 잡혀 숭어 막살이가 성행했으며 임금에게 진상할 정도로 유명했다. 지금은 평택항과 서해안 고속도로 건설로 포구가 사라졌다. 만호리 나루터 근처에 당산이 있어 당제도 지냈다고 하는데 현재는 전승이 끊겼다.29)
● 닻감는 소리 돛다는 소리
닻감는 소리는 배를 정박시키거나 혹은 내렸던 닻을 위로 감아올릴 때 부르는 소리이다. 이 소리는 어업요 가운데 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 지역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이다. 간만의 차가 큰 서해에서는 입항과 출항을 할 때 선착장까지 배를 댈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연히 갯벌에다 배를 정박시키기 때문이다. 닻을 올리고 내리는 소리는 매기고 받는 소리로 이루어지는데 매기는 소리는 독창으로, 받는 소리는 제창으로 불려진다. 매기는 소리는 대체로 사설적이거나 가락이 제법 들어있다. 받는 소리는 힘을 모으기 위한 힘내기 정도의 단조로운 가락으로 짧은 편이다.
● 배치기 소리
‘배치기’는 만선으로 귀향할 때나 풍어놀이를 할 때 부르는 소리이다. 배치기 소리는 다른 어업요에 비해 유희적 성격이 강하다. 장고·북·징 등의 반주 악기가 곁들여지고 춤까지 동원된다. 이 소리는 일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놀이를 하기 위한 소리이기 때문에 매기고 받는 것이 모두 자연스럽게 가락이 흐른다. 다만 매기는 소리는 약간 길고 받는 소리는 제창으로 같은 가락을 되풀이하며 후렴 역할을 한다. 일반 사람들이 따라 부르기 어렵다.
| 평택민요 어업요 |
주석
27) 서태정, 『평택민속지 상』, 평택문화원, 2009, p.488.
28) 서태정, 『평택민속지 상』, 평택문화원, 2009, p.502.
29) 서태정, 『평택민속지 상』, 평택문화원, 2009, p.523.